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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칼럼 - 한영섭의 금융산책

[한영섭의 에코세대 경제학] 이제 일자리도 세습하나요?

금융리터러시 2018. 2. 6. 11:27


 
 

            

[한영섭의 에코세대 경제학]

* 한영섭의 에코세대 경제학은 이코노믹리뷰(언론사) 전문가 칼럼에 기고되고 있습니다.


이제 일자리도 세습하나요?

한영섭소장 (mywalletlab@gmail.com) 


연일 채용 비리가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대기업인 하나은행에서는 SKY 출신 대학생과 해외유학생을 뽑기 위해 지방대 출신 청년의 점수를 깎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서 7명의 미래가 바뀌었다. 또한, 우리은행에서는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은행 전·현직 인사 등의 자녀나 친인척을 채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나은행을 포함하여 은행권 채용 비리로 적발된 은행은 국민, 광주, 부산, 대구 등 5곳으로 확인이 되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들 은행을 채용 비리 협의로 1일 검찰에 고발했다.

공공기관과 공직 유관단체 1,190곳 가운데 무려 946곳에서 4,788건의 채용 비리가 있었다는 정부의 발표에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재작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으로 한때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누가 처벌받았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돈을 받고 취업을 시켜주거나, 중요인사 자녀의 뒤를 봐주는 일이 너무나도 많다.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는 채용 비리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뿌리 박혀 있는 적폐 중의 적폐다. 그러나 이러한 채용 비리가 사회에 주는 영향은 너무나 크다. 기성세대는 청년에게 열심히 미래를 위해 도전하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아직 대한민국의 기회는 평등하지 않다.

한 연구소의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SKY 진학생들의 70%는 소득 10·9분위 고소득자의 자녀들이다. 청년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명문대학은 돈으로 간다는 것을, 자본이 혹은 할아버지의 재력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것을, 청년에게 대한민국의 기회는 균등하지 않고 불평등하다. 기회조차도 주지 않는다. ‘돈도 실력이야’라고 뻔뻔하게 말하던 정유라가 떠오른다.


과정도 공정하지 않다.

채용 비리를 통해서 청년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채용 과정에서 어떤 장난질(?)이 있을지 모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열심히 취업준비를 하겠는가.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에 몰리는 이유 중 하나가 공무원 시험은 최소한 공정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사회에 일상화되어 있는 비리와 꼼수, 짜고 치는 고스톱(?). 청년들은 사회를 더는 신뢰할 수 없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다.


일상의 낙하산, ‘우리 아이 좀 꽂아 줘’

채용의 불공정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우리 아이 좀 꽂아 줘’, ‘나 좀 꽂아 줘’ 이런 말들을 우리는 일상적으로 이야기하고 권한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혈연, 지연, 학연을 통해 인사를 권한다. 어느덧 우리는 ‘사회적 인맥’이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인맥에 기대게 되고 ‘인맥도 실력이야’라고 이야기하는 사회가 되었다. 정말 인맥은 실력인가? 그렇다면 인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렇게 인맥에 기대게 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인가? 여러 다양한 이해관계로 맺어진 ‘기득권 인맥 권력’은 그들만의 성을 쌓고 더욱 단단하게 결집한다. 그로 인해 그들의 사회에서 끼지 못하는 사람을 더욱 배제하고 급기야 혐오하기도 한다. 과거 왕족끼리만 결혼하는 문화에서는 ‘순수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왔다. 우리나라 아직도 봉건제 왕족사회인가?

취업의 기회도 세습이 되나?

몇 년 전 프랑스의 경제학자 피케티는 세습자본주의를 세상에 알렸다. 피케티는 부와 소득이 세습되고 끔찍한 경제 불평등이 굳어진다는 것을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세습자본주의를 넘어 취업도 세습하는 나라가 돼버린 것은 아닌가. 이런 사회현상이 지속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중앙정부는 이번 사태에 단호하게 대처하기 바란다. 또한, 무엇보다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기성세대가 원칙을 지키기 바란다. 정부 탓만 하지 말고 자신들의 일상도 돌아볼 것을 권유한다. 일상의 적폐가 없어지지 않는 한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청년에게 열심히 살라고 강요하지 말라, 청년 문제는 청년이 알아서 할 테니 제발 자신의 문제부터 해결하고 간섭해라. 쫌!



한영섭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부설 내지갑연구소 소장. 대기업을 다니다 사람들은 왜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고통 받는지 알고 싶어 회사를 때려치우고, 돈에 대해서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특히 청년의 생활경제, 금융, 부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칼럼 <에코세대의 경제학>은 청년들의 경제 현실과 사회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통해 더 좋은 삶을 위한 살림살이 경제를 말하고자 한다. mywallet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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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지갑연구소는 청년의 좋은 삶을 위한 살림살이 경제를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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